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

평화가득하소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15)

선교지역 소식

평화가득하소서 선교지역 소식
[칠레 소식] 2024년 4월 제33호-칠레에서
작성자 : 천주교서울국제선교회(sicms1004@gmail.com) 작성일 : 2024-04-25 조회수 : 118
파일첨부 :

칠레에서 


기도와 희망 


 

전웅희 스테파노 신부



찬미 예수님!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에게 복수하고 싶어 그의 형제 에피메테우스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판도라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들어 에피메테우스와 결혼을 시킵니다.

결혼 선물로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예쁘게 생긴 조그만 상자 하나를 건네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열어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판도라는 그녀의 본질적인 호기심에 항아리를 열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때까지는 없었던 온갖 재앙과 질병이 쏟아져 나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세상의 모든 악이 내부에서 탈출합니다.

그리고 깜짝 놀란 판도라가 재빨리 상자 뚜껑을 닫았지만 이미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것은 다 날아가고 오직 하나 그 안에는 오직 희망 남게 됩니다. 그래서 종종 “희망은 잃어버려야 할 최후의 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날 희망은 인류가 끊임없이 기도해야 하는 선물인 것 같습니다. 뉴스나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세상의 어두운 면들을 자주 접합니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전쟁이나 테러 공격, 낙태 합법화, 기독교인 박해, 여성 학대 혐의, 그리고 다른 많은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개인 생활의 영역에서는, 어려운 경제 상황, 복잡한 가정 상황, 신앙의 영적 위기, 감당하기 어려운 병 등을 겪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삶의 기쁨을 앗아가기도 하고 하느님께 멀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그토록 많은 고통과 슬픔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희망이 사라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우리의 신앙의 항아리에 보관할 수 있을까요?

저는 무엇보다도 기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삶과 인간의 고통에 의미를 부여


하는 이 사랑의 신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도를 통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아는 것입니다. 어쩌면 매우 복잡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평일이나 주일 자신을 시간을 봉헌하며 성당에 가서 무릎을 꿇고 “안녕하세요, 주님! 저는 아무개입니다. 오는 저는 당신에 대해 더 많이 듣기 위해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만큼 간단합니다.

우리의 시간을 기도에 바치고, 하루 중 단 몇 분만이라도 우리를 주님과 일치시키는 만남을 가지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 칠레 선교지에서 늘 주님께 기도하며 묻고 제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늘 제가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이 가난과 범죄 때문에 고통받고 아파하는 모습들을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이곳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희망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큰 고민을 가지고 기도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꼭 저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을 통해 대답해주시고 삶의 희망을 주십니다. 그분은 누구보다도 우리가 행복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시고, 우리의 고난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시며, 고통의 시기에 우리를 위로하고 안아주시기 위해 실제로 죽으시는 분도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기도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매일 이 신뢰의 경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고통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년 2025년 희년 표어 “희망의 순례자”를 묵상하면서 올해는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를 통해 응답하는 시간이며, 계산이나 합리주의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 자신의 신뢰에서 우러나오는 희망의 구체적인 체험에 의지하고 출애굽의 여정을 떠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우리가 늘 희망을 잃지 않도록 주님께서 우리에게 우리 자신을 준비시키고, 기도의 의미를 깨닫고, 우리의 믿음과 소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를 빕니다.


 



===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김승훈 안토니오 신부



찬미 예수님!


활시위를 떠난 2024년도가 벌써 3월을 통과하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월 12일 재의 수요일을 보내면서 주님의 수난과 고통 그리고 부활의 영광을 기다리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본디 사순시기라고 하면 회개와 통회, 자선을 실천하며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며 보내는 기간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희망을 간직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혹자들은 ‘이 세상에는 희망은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엄연히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희망이란 ‘자신의 삶이나 세계의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하는 낙관적인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단 한 번의 희생으로 인류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8장 24절에서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그리스도인은 구원에 희망을 두고 있습니다. 추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희망을 지니고 순례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선교지에서 지내면서 희망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 없이 살아간다면 우리가 하는 일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희망을 두고 복음의 실천을 위해서.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순례의 길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 청년이 교회의 미래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반면, 요즘 교회는 ‘신앙의 부재’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는 교회가 희망을 잃어간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우리의 청소년, 청년들이 바로 서야 앞으로의 교회에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얼마 전 이곳에서는 처음으로 청년들과 피정을 하였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그리고,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그리 많은 청년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주님의 품 안에서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전글 2024년 4월 제33호-에콰도르에서
다음글 2024년 4월 제33호-페루에서